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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케잌을 굽는 시간
/ 이정화
우유와 계란으로 잘 섞인 반죽을 한 국자 떠서 부으니
둥근 프라이팬 위에서 스스로 둥글게 자리 잡고 눕는다
반죽이 너무 질었을까 염려하던 마음도 잠시
어느새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무수한 기포들
작은 구멍마다 알 수 없는 환희가 샘솟는 그 언저리에서
언제쯤 뒤집어야 가장 알맞게 익을지
두근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망설이다가
순식간에 결단의 시간을 놓치고 만다
아차 하며 재빨리 뒤집은 찰라
숯덩이처럼 까맣게 타버린 반쪽 가슴
멍울지던 기포의 아득한 추억도 다 잊어버리고
썰물이 지나간 해안선처럼
둥근 테두리에 흑갈색 흔적만 상처로 남는다.
-한국크리스쳔문학 2011 가을호
Time to bake hot cake
I'm gonna pour a nice mixture of milk and eggs
Place yourself in a circle on a round frying pan
I was worried that the dough would be too tired for a while
the myriad bubbles that boiled and boiled
at the edge of the little hole, where there is an unknown joy
When do I have to turn it over?
I'm going to run my heart through my throbbing chest
lose the time of decision in a flash
a quick flip of the chala
a charred half-breast
I forgot all the memories of the blank bubbles
Like a shoreline with a passing ebb
Only black-brown marks remain on the round rim.
- Korea Chris Literature 2011 Autumn issue
핫케잌을 굽는 시간
우유와 계란으로 잘 섞인 반죽을 한 국자 떠서 부으니
둥근 프라이팬 위에서 스스로 둥글게 자리 잡고 눕는다
반죽이 너무 질었을까 염려하던 마음도 잠시
어느새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무수한 기포들
작은 구멍마다 알 수 없는 환희가 샘솟는 그 언저리에서
언제쯤 뒤집어야 가장 알맞게 익을지
두근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망설이다가
순식간에 결단의 시간을 놓치고 만다
아차 하며 재빨리 뒤집은 찰나
숯덩이처럼 까맣게 타버린 반쪽 가슴
멍울지던 기포의 아득한 추억도 다 잊어버리고
썰물이 지나간 해안선처럼
둥근 테두리에 흑갈색 흔적만 상처로 남는다.
-한국크리스쳔문학 2011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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