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시문학 발표시] 신산 체육사

minhang 2020. 11. 2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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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산 체육사 

             /이정화

   

 

 

 

경기도 양주시 남면 신산리 285-187번지

'신산리 체육사'로  인터넷에서 검색했더니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지 않던
신산 체육사의 주소를 네비에 찍고
그곳에 도착하던 날


아들 또래의  군인 한 명
군복 바지를 수선하고 있었다


가게 안을 빼곡히 채우고 있던 군용 물품들
주인 여자는  쉴 새 없이 미싱을 돌리고
아들은  이병에서 일병으로 계급장을 바꿔 달았다


5월의  햇살 아래에서
칙칙한 군복이 너무 무거워 보이던 그때
벽돌 한 장  더 얹었을 뿐인데
너무 즐거워하던 아들의 모습이 눈에 어린다


지금도 그곳에는 시간의 페달을 밟으며
누군가  계급장을 바꿔 달고
기한이 다하기 까지는 결코
벗을 수 없는 푸른 의무를 수선하고 있으리라


시간의 물레바퀴를 돌리며
한 땀 한 땀
인고의 결실을  촘촘히 박음질하고 있으리라


골목길에는 먼지가 폴폴 날리고
햇살과 바람이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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