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칼럼

정수기 점검을 받을 때 말조심을 해야하는 이유

minhang 2020. 7. 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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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하면서 항상 드는 생각은 말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말이 너무 없어서 " 말 좀 하고 살아라"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아온 내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동창들 모임에 가서 수다를 떨기 시작하니 

친구들이 모두 놀라서 나에게 말했다.

 

 

 

"너  언제부터 그렇게 말이 많아졌니?

 학교 다닐 때는 말 한마디도 안 하더니..."라고 

 

오늘은  정수기 코디가 오는 날이라서 아침부터 성경책을 소리 내서 읽고

기도로 부산하게 준비하였다.

그리고 오늘은 한마디도 하지 않겠노라고  굳게 다짐하였다.

 

'내 입술에 파수꾼을 세우소서'라는 성경구절을 떠올리면서...

 

 

지난번에 정수기 코디가 오던 날에는 내가 수다를 너무 떨어서 

코디가 정수기 점검에 집중을 못해서 그런지  

그녀가 다녀가고 나서 정수기에 누수가 생겨서 AS를 받았다. 

 

오늘은 절대로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다짐하였는데...

 

"코디님이 지난번에 다녀가시고 나서

정수기에 누수가 생겨서 AS를 받았어요"

 

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왔다.

 

나의 그 한마디 말에 정수기 코디는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모르며 

점검이 끝난 정수기를 연신 확인하고 또 확인을 거듭하며

급기야는 정수기 부품까지 교체해주고 갔다. 

 

 

그리고 다음에 또 누수가 생기면 서비스 기사를 부르지 말고

자기에게 먼저 전화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당황해하는 코디를 보니 너무 미안해서 

 

'아, 내가 또 말실수를 하였구나.

내가 이러려고 정수기 점검을 받았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그냥 아무 말도 안 했으면  넘어갈 일을 괜히 말한 것 같다.

입이 방정이다.  

 

친구들과 수다를  정신없이 떨다 보면  할 말과 하지 못할 말,

해서는 안될 말들이 뒤섞여서 마구  튀어나오는 것 같다.

 

그것 때문에  나는 사람들을  잘 만나지 않는다.

행여나 말실수를 하게 될까 봐  그게 두려워서...

 

예전에 말 때문에 크게 상처를 받은 적이 있어서 나는 말이 무섭다. 

 

말이란 것은  컨트롤이 잘 되지 않으면 제멋대로 날뛰는 망아지 같아서

고삐를 항상 단단히 잡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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