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생/김광균
데생 /김광균 향료를 뿌린 듯 곱단한 노을 위에 전신주 하나하나 기울어지고 먼 고가선(高架線) 위에 밤이 켜진다. 구름은 보랏빛 색지 위에 마구 칠한 한 다발 장미 목장의 깃발도, 능금나무도 부을면 꺼질 듯이 외로운 들길. 김광균(1914~1993) 모더니즘은 일반적으로 기성의 도덕과 권위를 부정하고 문명과 도회적 감각,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고 추구하는 문예사조이다. 시문학에 있어서는 지성과 이미지를 중시하며 감정은 최대한 억제되고 객관성의 견지와 회화적 방법으로 감각을 표현한다. 김광균은 '시는 곧 회화이다' 라는 서구의 이미지즘 시론(詩論)을 실천했다. 공감각적 표현을 즐겨 사용했으며, 이미지의 공간적 조형기법을 처음 시도하여 크게 주목받았다. 우리나라 모더니즘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