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서적/ 기형도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기적적이었다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빈 희망속에서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넘겨보며 서표를 꽂기도 한다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말한다. 좀 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펼처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