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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칼럼 14

내가 카페 미뇽을 아직도 그리워하는 이유

'찻집'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따스하고 정겨운 느낌이 들어서 참 좋다. 근래에는 '찻집'이라는 말 대신에 '커피숍'이나 '카페' 또는'레스토랑'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모두 다 외래어이다. 요즈음엔 찻집에 갈 일이 거의 없지만 대학시절에는 찻집에 자주 갔던 것 같다. 특히 대학교 신입생이었을 때 찻집에 더욱 자주 갔던 것 같다. ​ 아직도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찻집 '미뇽'은 다른 찻집들과는 분명히 다른 무엇이 있었다. '미뇽'은 내가 다니던 대학교 정문 근처에 위치해 있었다. 그때 나는 대학교 주변에서 한동안 하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같은 하숙집에서 지내던 선배 언니들과 저녁에 그곳에서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곤 하였다. 미뇽은 건물과 건물 사이에 아주 조그맣게 끼어 있었기 때문에 무..

수필&칼럼 2020.07.26

아름다운 사람- 동네 커튼 가게 주인 이야기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향기롭고 아름답습니다.'라는 문구를 어느 지하철역의 화장실에서 발견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 문구가 그 장소와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듯해서 몇 번이나 유심히 읽어 보았다. 공공 화장실을 아무리 깨끗하게 청소한다고 해도 향기가 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곳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심정에 간곡하게 호소함으로써 조금이나마 화장실을 깨끗하게 보존하려는 의도가 잘 나타난 문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곳에서 휴지를 아무 곳에나 버리려던 사람도 한 번쯤 그 문구를 읽어보게 되면 주춤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든지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의 이야기이다. 나의 큰 아이가 다섯 살 때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 우리는 17평형 서민 ..

수필&칼럼 2020.07.25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할 때 생각나는 소설- 작지만 소중한 일

너무 오래전에 읽은 소설이라서 지금은 작가의 이름도 정확한 제목도 기억에 가물가물 하지만 생활이 힘들 때나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할 때 그 작품의 내용을 어렴풋이 떠올려보면 내 마음이 잠시동안이나마 따스해지곤 한다. 아마 외국 작가의 단편 소설이었던 것 같다. 제목은 '작지만 따스한 일' 또는 '작지만 소중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 남자였던가 여자였던가 그것도 모르겠다. 아무튼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몹시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그 일이 부지불식 중에 터진 일이기도 하고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어서 무척 황망한 심정에 처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저세상으로 먼저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주인공은 어느 친절한 이웃의 집에 들르게 된다. 평소에 그다지 친한 사이도 아니었..

수필&칼럼 2020.07.20

정수기 점검을 받을 때 말조심을 해야하는 이유

생활하면서 항상 드는 생각은 말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말이 너무 없어서 " 말 좀 하고 살아라"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아온 내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동창들 모임에 가서 수다를 떨기 시작하니 친구들이 모두 놀라서 나에게 말했다. "너 언제부터 그렇게 말이 많아졌니? 학교 다닐 때는 말 한마디도 안 하더니..."라고 오늘은 정수기 코디가 오는 날이라서 아침부터 성경책을 소리 내서 읽고 기도로 부산하게 준비하였다. 그리고 오늘은 한마디도 하지 않겠노라고 굳게 다짐하였다. '내 입술에 파수꾼을 세우소서'라는 성경구절을 떠올리면서... 지난번에 정수기 코디가 오던 날에는 내가 수다를 너무 떨어서 코디가 정수기 점검에 집중을 못해서 그런지 그녀가 다녀가고 나..

수필&칼럼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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