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아침 소묘

minhang 2022. 4. 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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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소묘 /이정화

 

 

비발디의 사계와 함께
시작되는 아침

거실에는
잔잔한 바이올린의 선율이 꿈결처럼 흐르고
가스레인지 위에는 커피 주전자가
첫 만남의 설렘처럼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
불현듯이 다가오는 물빛 그리움
내 삶의 여백 위에 날마다
고운 노을빛으로 물들어져 간다.

문득, 창밖으로 바라본 하늘은
청자빛 도자기처럼 눈부시게 푸르고

나의 사랑은
향기로운 커피처럼
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소리 없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이정화 시집, [내 고요가 그대에게 닿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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