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유성

minhang 2022. 7. 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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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이정화

 


어디서 오시는가
천 리 만 길  머나먼 곳에서
어둠의  계단을 가볍게 밟고 오시는 이

그대가 디딘  발걸음마다
은하의 강물이  눈물처럼 흐르고
어둠 속에서도 숨죽이며   반짝이는
별들의 은밀한 교신

풀잎들은   허리를  곧추 세우며
밤새워  그대가  남기고 간
한 줄의 편지를  해독한다

기억의 사립문 밖으로
오랜  사랑이  그리워질 때
그대는 반딧불처럼 어둠을 살라
황홀한  빛을 내리라

그대의 등 뒤로
곧고도 반듯한 길  하나가
마침내 아름답게 만들어지리라.

 

- 이정화 시집 [내 고요가 그대에게 닿아] 중에서

 

출처: https://jh-yie.tistory.com/1138 [꽃잎 살리기: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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