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창문을 열어 보니 비 탓인지 갑자기 하강한 기온으로 날씨가 추워서 다시 창문을 닫아버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더워서 냉방기구를 사용해야만 했었는데, 이렇게 날씨가 추워지다니 새삼스럽게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이제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가을이 시작될 것 같다. 지난여름은 그렇게 무덥고 길었었는데, 가을비가 내리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숙연한 느낌이 든다. 가을비는 소나기나 장맛비와는 달리 그렇게 사납지도 않고 빗줄기가 굵지도 않다. 소나기가 내릴 때엔 우산을 써도 옷과 신발이 빗물에 젖기도 하고 바람조차 심하게 불 때에는 우산을 써도 거세게 내리는 비를 감당하지 못해서 우산이 바람에 날리기도 한다. 그러나 가을비는 소나기처럼 사납지도 않고 장맛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