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소묘 /이정화 비발디의 사계와 함께 시작되는 아침 거실에는 잔잔한 바이올린의 선율이 꿈결처럼 흐르고 가스레인지 위에는 커피 주전자가 첫 만남의 설렘처럼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 불현듯이 다가오는 물빛 그리움 내 삶의 여백 위에 날마다 고운 노을빛으로 물들어져 간다. 문득, 창밖으로 바라본 하늘은 청자빛 도자기처럼 눈부시게 푸르고 나의 사랑은 향기로운 커피처럼 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소리 없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이정화 시집, [내 고요가 그대에게 닿아] 중에서